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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그릇, 옹기그릇, 박경화



봄 한가운데 서 있는 소래포구의 바닷바람은 제법 매서웠다. 옷을 따뜻하게 입고 나름대로 준비를 했건만 자꾸만 발이 시렵고 따뜻한 실내가 그리웠다. 그 무렵 역시 원고 마감날은 다가오는데 적절한 필자는 구하지 못해 속이 바짝바짝 탔다. 이곳저곳 한참 전화를 돌린 끝에 간신히 적당한 분을 찾을 수 있었다. 낮에는 전화연결이 안 되는 그분들과 어렵게 약속을 하고 만난 곳이 바로 소래포구였다. 한겨레문화센터에서 하는 미술교육 현장학습을 따라 나선 길이었다. 미술교육을 하는 부부 선생님의 이야기를 듣고 그대로 풀어서 책에 싣기로 약속했다. 새벽바람에 집을 나선데다 날씨도 제법 쌀쌀해 열심히 들고 부지런히 기록해야 하는데 마음은 자꾸 느슨해졌다. 따뜻한 아랫목이 그리웠다.  
드디어 점심시간, 근처 식당에서 해결하려니 생각했는데 선생님과 수강생들이 모두 도시락을 꺼내 놓았다. 지도하는 선생님이 도시락밥을 많이 싸 왔다며 함께 먹자고 권하셨다. 그러면서 의자 밑에서 바구니를 꺼내셨다. 그 속에는 놀랍게도 도자기 도시락이 들어 있었다. 도시락이기보다는 집에서 쓰는 뚜껑 있는 도자기 그릇에다 밥과 반찬을 켜켜이 담아 큰 바구니에 담아 오신 것이다. 아니, 왜 무겁게 도자기에다 담아오셨냐고 했더니 플라스틱엔 유해물질이 많아 집에서도 쓰고 있지 않다고 했다. 건강을 생각해서 도자기나 유리그릇을 쓰고 있다며 플라스틱의 문제점에 대해 이야기 하셨다. 그리고 차를 타고 이동하는 날은 좀 무거운 도자기에 담아도 괜찮다며, 그릇이 예뻐 이 곳 풍경과 어울려 더 운치있지 않냐며 웃으셨다. 참 독특한 분이라고, 그땐 그저 그 분의 개성이라고 생각했다.

지금 도시는 플라스틱 천국이다. 값싸고 가볍고 잘 깨지지도 않은데다 모양도 색깔도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냉장고를 열면 색색깔로 들어앉아 있는 플라스틱 제품, 행사 때 선물로도 자주 주는 플라스틱 역시 일회용 비닐만큼이나 넉넉한 인심을 보여주는 물건으로 자리잡았다. 그런데 이 플라스틱은 얼마나 안전할까?
의료용, 산업용, 공업용까지 많은 곳에서 쓰는 플라스틱은 뜨거운 것에 닿으면 환경호르몬이 나오고, 상온에서도 조금씩 기체 상태로 내뿜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뚜껑을 닫아 두었던 플라스틱 통을 열면 ꡐ훅ꡑ나는 냄새를 맡아보았으리라. 그리고, 뜨거운 음식을 플라스틱 통에 넣었다가 먹어보면 이상야릇한 맛이 배어 나온다. 이것이 바로 환경호르몬이다. 플라스틱은 부드러운 연성재질과 딱딱한 경성재질이 있는데 유아용 치아 발육기, 딸랑이 같은 장난감에 유연성과 탄성을 위해 프탈산계 가소제를 넣는다. 어린이들은 이것을 입에 넣고 빨기 때문에 성장기 발달과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플라스틱 젖병은 환경호르몬이 나오는 비스페놀A를 원재료로 하는 폴리카보네이트로 만든다. 비스페놀A를 많이 먹으면 남자는 정자 만드는 것을 방해받고, 여자는 무배란이 될 위험이 높다고 한다.
플라스틱은 쓸 때도 문제가 있지만 태울 때 더 큰 문제가 있다. 플라스틱을 태우는 곁에 서 있다보면 아주 매케한 냄새가 나는데 그것이 바로 인류가 만들어낸 화학물질 중 최악의 독물이라고 하는 다이옥신이다.

․ 플라스틱 멀리 하기
아이에게 플라스틱 대신 천연목재 재질로 만든 장난감을 주자. 나무로 만들었다해서 무조건 안전한 것은 아니니 왁스칠, 코팅, 페인트칠을 하지 않은 것을 고른다. 그리고, 입에 넣거나 씹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무젖꼭지나 젖병도 플라스틱 제품이 많은데 좀 무겁지만 유리젖병이 안전하고, 화려한 무늬가 그려진 젖병은 무늬를 인쇄한 재료가 녹아 나올 수 있으니 그림이 없는 단순한 것이 낫다. 김치나 된장, 고추장, 간장 같은 소금기가 많은 음식은 플라스틱 용기에 넣지 않는다. 튀김이나 기름기가 많은 반찬도 마찬가지고, 뚜껑이 플라스틱이라면 완전히 식은 다음에 덮는 것이 좋다. 플라스틱 제품을 꼭 써야 할 때는 재활용 할 수 있고, 조금 더 안전한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으로 만든 것이 낫다.
유리나 사기그릇, 스테인리스, 나무로 만든 그릇이 무겁지만 플라스틱보다 안전하다. 유리그릇은 따로 살 필요없이 집안을 둘러보면 생각보다 많이 있을 것이다. 옹기그릇을 쓸 때는 번쩍거리면서 납성분이 든 광명단(光明丹)을 쓰지 않은 재래식 토기가 좋다. 광명단인 연유(鉛釉)는 산에 약해 녹는 성질이 있는데, 이것이 음식에 흘러들 수 있기 때문이다.

* 다이옥신
환경호르몬의 하나인 다이옥신은 1g으로도 몸무게 50kg인 사람을 2만 명이나 죽일 수 있는 무서운 독성을 가지고 있다. 이제까지 알려진 가장 강한 독성물질인 청산가리보다 천 배나 강한 독성을 가진 것이다. 다이옥신은 자연계에 한번 생성되면 잘 분해되지 않고, 흙이나 침전물 속에 쌓였다가 생물체의 몸으로 들어오면 수십 년 혹은 수백 년까지도 존재할 수 있다. 물에 잘 녹지 않기 때문에 잘 배설되지도 않는데, 지방에는 잘 녹기 때문에 생물체의 지방조직에 축적된다. 쓰레기를 태울 때 제일 많이 나오는데 자동차 배기가스, 화력발전소, 제지나 펄프산업, 철강산업 같은 산업공정에서도 나온다. 농약을 뿌린 수풀이나 담배연기에서도 나오는 다이옥신은 가장 강력한 발암물질로 생식계 장애와 발달장애, 면역계 손상, 호르몬 이상을 일으킬 수 있다.

http://www.green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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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08 14:23 2009/06/08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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